본문 바로가기

이문원의 생각과 활동

올해도 섬진강 매화꽃 십만송이를 땁니다

안녕하세요 이문원입니다.

해마다 2월말 3월초가 되면 마음이 바빠집니다.

 

몇 해 전부터 한국의 야생화에서 탈모증 및 모발건강에 좋은 성분들을 추출해서 환자분들에게 적용하고 있는데요

2월말부터 매화꽃 산수유꽃 동백꽃 벚꽃 등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서둘러 꽃을 따야 합니다

꽃이 피고 지는게 불과 1~2주 정도의 찰나여서 이때 꽃들을 따서 추출물을 얻지 못하면 다음해까지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경남 하동 섬진강변의 홍매화

저는 특히 매화꽃 동백꽃 벚꽃을 많이 활용하는데요

매화꽃과 벚꽃은

보습효과, 항균효과, 항염작용, 모발보호 작용이 있어서 저는 두피에 비듬 가려움 피부염 등이 있으면서 탈모가 있는 분들의 치료제에 이들 추출물을 넣곤 합니다.

또 화장품 원료로는 모발보호제 등으로도 쓰이곤 하죠

경남 하동 섬진강변의 청매화
경남 하동 쌍계사 주변의 벚꽃

동백꽃은 두피와 모발의 ph조절에 도움이 되고 보습력이 좋아서 건조한 모발과 두피를 개선시키려고 할 때 활용하곤 합니다

이런 천연재료들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그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구할 수 없어서 시간이 곧 생명인 원료들입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섬진강변으로 매화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에 지체없이 꽃을 따러 갔습니다.

이맘때면 광양의 매화축제 등으로 인해 기차안에 사람들이 많아야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때문에 손가락으로 셀 정도의 승객들만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매화축제도 취소되었다고 하네요.

구례구역에 내려보니 이곳도 썰렁하다 싶을 정도로 한적했지만 기차길 옆으론 산수유꽃들이 피고 있었습니다.

노란색 산수유꽃이 피어 있는 구례구역 기찻길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봄을 잊었지만 섬진강변엔 봄의 따스함 가득했습니다.

차안에서 바로본 섬진강변

역까지 김종희사장님이 나와주셔서 하동까지 가는 동안, 섬진강변의 풍경을 마음껏 눈에 담아들 수 있었습니다.

몇 년째 저와 함께 이 작업을 해주시는 김종희 사장님께 올해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꽃을 일일이 손으로 따야하는데다 꽃이 지기 전에 빨리 작업해야 하다보니 매일 인부를 구해서 작업한다는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죠.. 제가 이 분의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해떨어지기 전에 오늘 작업을 마무리 해야 해서 저도 서둘러 매화나무 밭으로 가서 꽃을 땃습니다.

한 소꾸리 가득 따려면 약 4시간 정도 걸리는데, 제가 필요로 하는 매화꽃 추출물은 겨우 600cc 정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손을 들고 꽃을 따야 하다보니 1시간만 지나도 어깨며 허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하죠

그런데 해마다 매화나무가 줄어들고 있다고 해서 안타까웠습니다. 매실의 판매가가 낮은데다 소비량도 많지 않아서 매실농사를 점차 줄이고 있다고 하네요 .

몇 해 전만해도 매화꽃을 따려면 산속으로 들어가야 했지만, 이제는 농가들이 자신들의 논밭 주변으로 자라나는 매화나무에서 꽃을 따가라고 자청하곤 합니다. 꽃을 따면 매실이 생기지 않는데 이젠 개의치 않는 상황이 된 거죠. 조금씩 걱정이 되었습니다.

 

매화꽃 따고 내려오는 길목에 여러가지 봄 나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걸 유기농이라고 해야 하나요 ㅎㅎ

길가에 원추리며 돈나물, 머위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야생 원추리
야생 돈나물

야생 돈나물은 작지만 더 알차 보였고, 머위는 꽃망울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싱그러운 새싹을 보니 정말 봄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야생 머위와 머위의 꽃망울

매화꽃은 한번 씻어서 물기를 떨어낸 다음, 저온기류추출기에 넣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 후면 매화꽃이 머금고 있었던 수액이 고스란히 추출되는 것이죠. 물이 섞어지 않은 체성분 그대로를 볼 수 있습니다

맑은 매화꽃 추출물

조금은 지친 몸으로 서울로 올라왔지만, 마음은 한해 농사를 다 마무리한 것처럼 안도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2주 후면 벚꽃이 필 테니 조만간 다시 이 곳으로 찾을 것 입니다

2019년 하동 쌍계사 주변 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