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약재로 쓰이는 가을철 열매-
10/22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약재로 쓰이는 가을철 열매-
진행 : 이문원 한의학 박사
요즘은 정말 날씨가 좋고 단풍이 들기 시작해서 산책이나 등산을 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렇게 단풍이 들 무렵부터 11월 초 정도의 시기에 산에 오르다 보면 우리가 예부터 약재로 썼던 나무열매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걸 따기 위해서 일부러 산에 가시는 분도 계신데요, 오늘은 그런 나무 열매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 시기에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바로 도토리입니다. 약재 명으로 상실 또는 상수리라고도 하는데요, 예전엔 설사를 멎게 할 때나 위장기능을 튼튼하게 할 때 쓰였던 약재였고, 구황식품으로도 애용되었습니다. 요즘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더 많이 알려져서 여성분들이 특히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도토리라고 하니까 도토리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은데요, 도토리 나무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참나무 과에 속하는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다 도토리라고 합니다. 참나무 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나무가 떡갈나무와 상수리나무인데요. 떡갈나무 열매도 도토리이고 상수리나무 열매도 도토리인데, 상수리나무의 열매는 상수리 또는 상실이라고도 불렸던 것이죠.
또 10월 중순 이후로는 산수유 열매가 빨갛게 익어갑니다. 산수유는 자양강장 약재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한때 산수유 소비가 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나 가격이 몇 배씩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산수유 꽃은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인 반면에 그 열매는 늦가을을 대표하기도 합니다. 산수유는 양기를 북돋아주는 효능 외에도 신장이 약해서 소변을 자주 보거나 아이들 야뇨증이 있을 때도 자주 쓰였던 약재입니다.
이 무렵으로 붉은 빛을 띠는 열매가 또 있는데 바로 산사열매입니다. 동그랗게 붉은 열매를 보면 작은 사과가 생각이 나는데요 한입 깨물어 보면 그 맛이 매우 시어서 침이 가득 고이기도 합니다. 산사열매는 소화를 촉진하고 위장운동을 자극해서 식욕을 돋구며 체기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잘 체하거나 소화력이 약한 분,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며 특히 육류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분들에게 자주 쓰였죠. 지금도 한약 처방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이나 들을 걷다 보면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많은 나무열매나 꽃, 나무의 줄기나 뿌리 등이 약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자연보호며 사유재산에 대한 보호 의식이 강화되고 있어서 함부로 채취하면 안되므로 눈으로만 즐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