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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9/14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 체했을 때-

 

9/14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 체했을 때-

진행 : 이문원 한의학 박사

우리는 종종 체했다면서 손을 따거나 등을 두드리는 경우를 보곤 하는데요, 저도 가끔은 이렇게 체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체했다는 게 도대체 뭘까요?

 

음식을 먹으면 식도를 거쳐서 위로 내려가고 위에서는 음식물을 잘게 갈고 쪼개서 소장으로 내려 보냅니다. 그런데 체했다는 건 이러한 소화과정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일시적으로 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를 말하며, 그로 인해 음식물이 내려가지 못하고 막혀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다 보니 목이나 위에 뭔가 걸린 느낌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죠. 그런데 이렇게 체했을 때는 단순히 소화기능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인체의 기혈 순환도 같이 멈춘 상태가 되어서 기운이 쭉 빠지고 어지럽기도 하며 때로는 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 중간에서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면 그 이후로 차들이 다 멈춰서는 것처럼 체하고 나면 인체의 기운의 소통이 멈추고, 다양한 기능들이 떨어지는 것이죠. 체한 증상과 관련해서 서양의학에서는 따로 규정하는 용어는 없고, 소화불량이라는 용어로 대신 하곤 합니다. 체했다, 체기가 있다 라는 용어는 참 한의학적인 용어입니다.

 

 그렇다면 왜 체하는 걸까요?

 

보통은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또는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을 먹었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나 찬 음식을 먹었을 때 쉽게 체하곤 합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잘 체하는데요, 이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위의 활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위염, 위궤양 만성 위무력증 등과 같이 특별한 질병으로 인해서도 체하는 경우가 있어서 습관적으로 체할 때는 가급적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체한 상태를 기혈 순환이 잘 되지 않고 막힌 상태로 보았으며, 치료할 때는 손발의 끝부분이나 몇몇 혈자리를 자극해서 기혈 순환이 잘 되게 해주고 소화에 도움이 되는 약재들을 사용했습니다. 

 

우리가 체했을 때, ‘손을 딴다고 하여 엄지나 검지 손톱 주변을 바늘 등으로 찌르고 피를 내곤 하는데요, 이러한 방법은 한방에서 순간적으로 기혈 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사혈 요법과 비슷한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체기가 풀리고 나면 가급적이면 한끼 정도는 식사를 거르고 안정을 취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