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원의 염색 캠페인)사랑하는 부모님에게 직접 염색을 해드려 보세요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직접 염색을 해드려 보세요.

여러분의 가슴 속에 사랑이 채워져 갈 겁니다.

환자분들은 작년에 제가 만들어낸 <염색약 새캄>을 보시고는 정말 별걸 다 만들어낸다고 하십니다.

그러게요.. 그러고 보면 제 오지랖일지 모르죠..

하지만 <염새약 새캄>을 만든 건 그냥 만들고 싶어서, 한번 팔아볼까 하는 마음으로 그저 그렇게 만들어낸 건 아닙니다.

사실 제가 만든 제품들은 다 환자분들의 요구와 다른 제품에서 채워지지 못한 불만이나 불편을 충족시켜드리려고 만든 겁니다. 그렇게 LEE MOON WON은 탄생한 것이죠.

탈모방지 기능이 좋은, 그러면서도 뻣뻣하지 않고 순한 샴푸를 원하셨기에 이뮨업 샴푸를 만들었고

모발손상이 있어서 트리트먼트와 헤어세럼을 쓰고 싶은데 두피에 닿으면 탈모가 더 심해질까봐, 두피의 피부질환이 더 나빠질까봐 걱정되어 일반 제품들은 불안해서 못쓰겠다고 하기에 트리트먼트와 헤어팩, 헤어에센셜 세럼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보다도 먼저 고민하고 개발했던 게 바로 염색약 새캄이었습니다.

환자분들을 진료하다보면 염색을 안했으면 좋겠는데 환자분들은 어쩔수 없다며 염색을 하시고는

“두피가 다시 나빠졌어요.. 안하면 좋은 줄 알지만 안할 수가 없어요.. 하고나니 머리가 더 빠져요..” 등등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셨습니다.

처음엔 저도

“그래도 어떻게든 안하려고 해보세요.. 1달에 1번은 너무 잦고 그래도 해야 한다면 순한 염색약을 찾아 보세요” 라고만 말씀드렸지 정작 그분들을 위한 좋은 염색약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염색만 했다하면 두피가 다시 나빠지는 분들을 치료하다보니 마치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의 치료가 되어 저도 실망스러울 때가 종종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고향에 계신 제 어머님이 염색하시는 걸 보고 그리고 제가 염색을 직접 해드리면서 제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래만에 부모님을 뵈려고 고향에 내려갔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부모님은 환한 얼굴로 현관 앞까지 나와주셔서 어서오라고 맞이해주셨죠

제가 어떤 때에 내려오건 부모님은 항상 지금처럼 환하게 날 맞이해주셨습니다.

 

방으로 들어가니 어머님은 막 염색을 하려던 중이었나 봅니다

“염색하려구요?”

“응. 머리는 왜 이렇게 빨리 자라는지 그새 또 희끗희끗 해...”

그러고 보니 저희 어머니, 흰머리가 참 많았습니다. 이 흰머리는 전에도 많았을 텐데 그전엔 몰랐었던 것처럼 그날따라 유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젠 다 흰머리구나....’

 

염색약을 바르시는 어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봤습니다.

학교 다닐 때도 저런 모습을 몇 번씩 보곤 했었는데 그날 어머니의 염색하시는 모습은 뭔가 달라보였습니다. 짠한 느낌이랄까요...

 

한동안 열심히 염색약을 바르시던 어머니는 눈이 따가우신 건지 눈을 몇 번 찡그리시곤 하셨습니다.

“ 눈 따가우면 염색약 이거 말고 더 좋은 걸로 하세요” 하니,

어머님은 익숙하게 그저 창문을 쓰윽 열며

“창문 열고 하면 되..” 하셨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제 가슴으로도 지나갔습니다..

 

저녁 식사 후 어머니는 말씀을 나눌 때도, tv를 보실 때도 중간중간 머리를 긁적이셨습니다.

“가려워요?”

“염색하고나면 며칠은 이래..”

“언제부터 그랬는데?”

“원래 그랬어. 이러다 말아. 괜찮아...” 그러면서 또 긁적거리셨습니다.

 

그게 괜찮은게 아닌데 어머니는 왜 괜찮다고 하시는 건지..

문득 염색만 하면 며칠은 가려워서 고생한다는 환자들이 생각났습니다.

‘내 어머니도 그랬었구나... 그럼 저렇게 몇 십년을 하신건가...’

그러고 보면 전 부모님이 몇 십년 동안 무슨 염색약을 쓰는지, 얼마나 자주 하고 어떻게 쓰는지, 무슨 불편은 없었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화장품의 메이커와 기능에는 관심 있었어도, 환자에게 줄 치료제는 그렇게 연구하고 공부했었는데 정작 제 부모님의 염색약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것이었죠..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어머니, 다음엔 좋은 걸로 사서 하세요. 앞으로도 계속 하실건데...”

“괜찮아.. 다 똑같아. 그냥 싼 거 사서 하면 되..이러다 만다니까..”

 

자식들에겐 좋은 거 입고 먹으라시던 분이 자신의 염색약은 그저 괜찮다며 싼거 사서 쓰면 된다고 하시니, 전 화가 났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날 밤 전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전 염색약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많은 방법을 도모했지만 좋은 염색약을 만든다는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면 지금까지 만든 제품 중에 가장 오랜 개발기간이 걸렸고 가장 속이 상했던 제품이 바로 염색약 새캄이네요..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지 1년 5개월만에 드디어 지금의 새캄이 만들어졌습니다.

 

염색약을 만들고 나니 제품명이 필요했기에 제 자식 이름짓는 마음으로 며칠을 고민한 끝에 <새캄>이라고 지었습니다. 잘 지었나요?

새캄을 만들고 어머님의 머리를 제 손으로 염색해드렸습니다. 제 손으로 처음 해보는 염색이라 빗질도 어색하고 두피 얼굴 여기저기에 묻었지만 어머님은 기분이 그리 싫지는 않으신지 그냥 앉아계셨습니다. 염색을 마치고

“이걸로 염색하니까 냄새도 안나고 가렵지도 않아. 아, 특히 머릿결이 아주 윤기있어 졌어. 신기하다...” 하시며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마음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제 환자분들은 새캄으로 염색을 하고 계십니다. 이젠 안심이 된다며 염색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 마음도 즐겁고 무심하게 바라봤던 예전의 제 모습에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전 많은 분들이 부모님에게 직접 염색을 해드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묘한 감정들을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부모님의 가슴 속에 사랑이 채워져 갈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