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원원장님의 일상-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목요일은 진료를 하지 않고 실험을 진행하는
데 때마침 어버이날이 목요일과 겹쳐서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뵜
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현관앞까지 미리나오셔서 맞아주시더라구요..
거실에 들어가 앉기가 무섭게
어머님, 아버님은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잠은 잘 자는지, 아픈데
는 없는지 등을 연신 물어보십니다. 어쩜 한의사인 저보다도 건강
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물어보시는데 다 큰 아들이 저렇게 걱정되시
나 싶으면서도 저런게 사랑인가보다 느끼게 됩니다.
이젠 칠순을 넘기신 두분을 제가 더 걱정해야 하는데, 아직도
부모님들에겐 자식걱정이 전부인가 봅니다.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외곽으로 나왔습니다. 요즘 세간의 가장 큰 화두
거리인 소고기를 드시고 싶어하셔서 바람도 쐴겸 한우농장을 직접 찾아갔
습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도착할때까지 기분도 상쾌하고 마음도 즐거웠
습니다.
소주 한잔에 소고기를 맛잇게 드시는 걸 보면서, 이런 행복도 있는데
부모님께 제대로 표현도 못하고 행복을 전달해드리지 못했구나 싶어서
많이 부끄럽기도 하고 저렇게 계셔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걸 느꼈습
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라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을 정도로 부모님이 계시
다는게 축복이고 행복이라는 걸 알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와선 어머님이 후식이라며 수박을 꺼내오셨습니다.
소파에 앉아있던 저는 거실 바닥에 앉은채로 수박을 자르시는 어머님
을 보면서 문득 정수리 부위가 전보다 훤해졌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머
리숱 걱정은 없을 것 같던 제 어머님도 이제는 두피 속이 훤히 보이기 시
작하셨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고있으려고 제 마음이 답답해졌습니
다. 세월의 힘을 이길수는 없겠지만, 부모님이 늙어가시는 걸 지켜보는
게 이렇게 마음 아픈 일인줄 이제야 가슴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혹
시 자식들 걱정에 더 빠진건 아닌가 싶은게 죄지은 마음도 들구요..
그런데 아버님이 수박을 보시더니 “네 엄마가 저 수박 때문에 어
제 고생많이 했다. 너 수박먹이겠다고 맛있는 수박사러 멀리까지 가
서는 버스타고 집에돌아왔는데 땀에 흠뻑 적은채로 낑낑대고 들어오
길래 내가 참 극성이라고 했다” 라고 하시더군요.
저희 부모님 집은 길건너에 대형마트가 있어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바
로 수박을 살 수 있는데, 어머님은 자식에게 맛있는 수박먹이겠다고 30
분 거리를 버스타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수박을 먹으면서 눈물이 맺히더라구요... 두피가 훤히 보이기 시작
한 제 어머님이 수박을 자르시며 더 먹으라고 제 손에 건네줄 땐, 제 눈
물이 보일까 고개 숙인채로 받았습니다.
어제는 부모님께 감사를 드려야 하는 날인데, 부모님의 사랑을 더 느끼
고 되었고 자식으로서 마음이 더 아파졌습니다.
오늘 저는 어머님 아버님께 드릴 한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젠 70
이 넘으셔서 머리가 다시 나긴 어렵겠지만 제 마음으로라도 훤해진 머릿
속을 채워드리고 싶습니다.
“두분 모두 건강하게 그리고 오래오래, 정말 오래도록 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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