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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9/5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화병 앓은 왕-

 

9/5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화병 앓은 왕-

진행 : 이문원 한의학 박사

 

어제는 화병에 대해서 말씀 드렸는데요오늘은 조선시대  중에서 화병과 연관된 왕과 그들의 질환에 대해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화병은 해소되지 못한 갈등이나 분노가 마음에 쌓여서 정신적 육체적 증상이 생기는 거라고 설명 드렸는데요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왕 중에서 화병을 앓았거나 화병으로 추정되는 질환을 앓았던 왕을 찾아보니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와 광해군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성계는 조선건국의 일등 공신이었던 아들 이방원에게 왕위를 주지 않고 자신이 아끼던 강빈 유씨에게서 태어난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해 정종에 즉위시키고, 정도전으로 하여금 왕권을 강화하게 합니다.  그러자 이방원 이에 앙심을 품고 이복형제들을 죽이고 결국 왕위에 올라 태종이 됩니다자신이 아끼던 빈과 그 아들들을 다 잃은 태조 이성계이방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끼고 한양을 떠납니다이방원 대한 분노는 함흥차사 일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요 이방원 함흥에 머물러 있는 태조 이성계에게 안부를 묻고자 사신을 보내는데요 이성계 사신이 올 때마다 그들을 죽임으로써 자신의 분노를 전합니다그러나 몇 해 지나지 않아 이성계는 곧 임종을 하는데요, 임종 즈음으로 그가 계속 갈증을 호소하고 중풍을 여러 차례 앓았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성계 화병으로 인해 그렇게 된 게 아닌가 하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선조의 뒤를 이은 광해군은 임진왜란을 거치는 동안 어렵게 왕위에 오른데다, 그의 실용주의 노선을 싫어한 신하들이 자신이 내놓는 정책마다 시비를 걸어와 항상 화병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탕약과 침 치료를 자주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나중에 왕에서 폐위되고 강화도로 유배되서는 왕후와 아들, 며느리가 모두 화병과 자살로 죽는 것을 목격했다고 하니 그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권력의 중심에서 정치적 견제를 이겨내야 하고, 죽음의 공포와 정권교체의 불안감에 둘러 쌓여 있었을 왕이나 왕후, 후궁들에게는 아마도 화병이 쉽게 생겼을 텐데요, 그래서 어의들은 화병을 다스리고 심기가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수시로 탕약을 올리고 구급약을 준비해두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우황청심원과 소합향원을 자주 처방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