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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원의 생각과 활동

점점 늘어나는 탈모환자, 과연 유전일까요?

점점 늘어나는 탈모환자, 과연 유전일까요?

 

며칠 전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이런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2011년 3월 건강보험공단의 탈모환자 분석결과, 20~30대가 전체 탈모환자의 48.4%를 차지했다. 진료환자도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굵고 검은 머리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저희 한의원만 해도 20~30대 환자분들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매년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볼 때 확실히 최근 몇 년 동안 탈모환자수가 증가하고 그 연령도 또한 갈수록 어려지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갈수록 늘어가는 탈모의 원인을 유전으로만 볼 수 있을까요?
 

탈모하면 대부분 유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유전은 탈모를 일으키는 수많은 원인들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 외에도 스트레스, 수면부족, 두피질환, 다이어트, 약물부작용 등 아주 다양한 원인들이 탈모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과도한 경쟁을 해야 하는 우리는 아주 어린 나이에 이러한 탈모 유발 인자들에 꾸준히 노출되게 됩니다. 과도한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수면부족 그리고 외모 지상주의로 인해 사춘기부터 시작하는 다이어트, 서구화된 식습관, 인스턴트 음식...... 어쩌면 더 이른 나이에 탈모가 시작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리는 그동안 너무 모발에 해가 되는 일만 해온 건 아닌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들을 살펴보면 성인병이나 대장암, 유방암 등의 질병 유발 원인들과 거의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암도 대표적인 가족력(유전성)이 있는 질환 인데 왜 자꾸 암발생률이 증가하고, 그리고 발생연령도 낮아지는 것일까요?

단순히 유전되는 질환이라면 발생률은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약간의 변동이 있는 정도여야 할텐데, 꾸준하게 증가하고 발생연령이 어려지는 걸 보면 후천적인 원인들이 더 주요하게 작용한거라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인터넷 신문에 보도된 한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의과대학 가정의학과의 리리(Li Li) 박사는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에 비해 대장선종(腺腫)이 나타날 위험이 50%가까이 높다” 라고 밝혀져 있는데요, 수면량이 대장선종의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탈모는 어떨까요? 저는 탈모도 암과 마찬가지로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그 보다는 후천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꺼라고 생각합니다. 후천적인 요인이 탈모의 발생시기나 탈모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죠.. 그리고 유전력이 없이도 탈모를 일으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구요..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에서 발표한 논문(BASP분류법을 이용한 한국인 안드로겐성 탈모환자에서의 탈모유형별 가족력 분석)에 내용을 살펴보면 “본 연구는 상기 모발학회 공동연구에서 얻어진 성과의 후속 연구로서, 전국 13개 대학병원에서 총 1220명의 안드로겐성 탈모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들 대상자는 남자 998명, 여자 222명으로 구성되었다…. 부계 가족력이 있는 경우 64.8%, 부계 또는 모계 가족력이 모두 없는 경우 25.2%, 모계 가족력이 있는 경우 10.1% 순으로 나타났으며(p<0.007)……”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 탈모환자 중 25%는 가족력(유전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죠..

 저희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를 살펴봐도 약 31%정도가 역시나 가족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는데요,

“그럼 유전력이 있다면 탈모가 언제라도 발생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탈모는 우리의 예방노력과는 무관하게 언제라도 나에게 찾아오게 되는 하늘의 벌이란 말인가?

그러면 우리는 과연 예방이라는 걸 할 필요가 있을까?

수많은 의료인들이 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많은 예방책을 안내해드리고 있는데 그건 거짓말이라는 건가?...“

 아니죠!!!

탈모를 유전으로만 보려는 시각이 잘못된 거였지 지금까지의 예방의학과 예방노력이 잘못된게 아니죠. 탈모는 하늘의 벌도, 자신이 받아들여야할 운명도 아닙니다.

그건 오로지 탈모가 발생한 시점 이전과 그 무렵의 자신의 생활의 문제, 건강의 문제, 마음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고쳐나가는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구요..

 자, 탈모가 있다고 해서 부모님을 원망하지도 말고, 오직 자기 자신만을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턴 “내가 뭘 주의하지 않아서 탈모가 생겼을까”를 고민하면 되고, 그걸 해결해나간다면 분명 탈모증은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