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코피-
진행 : 이문원 한의학 박사
며칠 전 어머님 한 분이 초등학생 딸이 코피를 자주 흘린다며 한약을 처방 받고자 딸과 함께 제 진료실을 방문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몸이 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았던 아이라 항상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기도했다고 하는데요, 다행이 최근 2~3년 사이에는 크게 아픈데 없었다가, 근래에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얼굴에 여드름도 나고 코피도 자주 흘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를 진찰해보니 실제로 여드름도 제법 나기 시작했고 얼굴도 전보다 붉어졌다고 하며 화도 잘 나고 짜증이 늘었다고 합니다. 코피도 전에는 살짝 묻어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많이 흘린다며 아이도 스스로 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몸의 이상에 대해서 한동안 진료를 한 결과, 아이는 혈열이 왕성해져서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혈기 왕성하다고 표현하는데요, 한창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성장이 왕성해지면서 혈기가 강해지고 혈열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그 혈열을 잘 다스리지 못해 화도 잘나고 얼굴에도 뭐가 잘나며 코피도 흘리게 된 것이죠..
물론 혈열이 많다고 해서 다 코피를 흘리는 건 아닙니다. 이 아이는 전부터 축농증에 알러지성 비염도 있는데다 멍도 쉽게 들 정도로 혈관도 약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코 주위 조직과 혈관이 약하다 보니 혈의 열기가 코피를 통해 밖으로 표현되었던 것이죠.
사실 성장기 때 코피를 흘리는 경우는 의외로 종종 있습니다. 누구나 가끔씩은 흘릴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만일 코피의 양이 유난히 많거나 자주 흘리면 그땐 치료를 해주는 게 좋습니다. 한방 치료의 원칙은 혈열을 내려주고 혈이 맥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혈을 잡아주는 조절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간혹 코피를 자주 흘린다고 해서 아이가 약하다고 생각 되서 인삼이나 홍삼을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인삼이나 홍삼은 혈이 맥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잡아주는 효능은 있지만 혈열을 돋궈서 코피를 더 나게 할 수도 있으므로 처음부터 바로 먹일 건 아닙니다.
한창 성장기 때는 혈기가 왕성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피가 날수도 있으므로 코피가 난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지 마시되, 그 양이나 횟수가 많아서 걱정될 때는 가급적 진료를 받아서 건강상태를 확인한 다음, 그에 맞춰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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