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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8/13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 설진-

 

 

 8/13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 설진-

진행 : 이문원 한의학 박사

 

제가 진료를 볼 때 필요에 따라서는 혀의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 환자분들께 혀를 좀 보여달라고 할 때가 있는데,  환자 10명 중 7, 8명은 당황해 하시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의사이긴 하지만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혀를 내밀어 보여주는 거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당황하는 반응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혀의 상태를 확인하는거, 즉 설진은 환자의 혀의 색깔과 형태 그리고 설태의 변화를 관찰하여 질병을 진찰하는 방법인데요

 

이 설진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어 고대 시대부터 이미 설진이 있었으며 옛 한의학 서적들을 보아도 혀의 색이나 형태, 그리고 설태의 상태를 살펴 병의 진행을 예측하는 데 사용 되었던 기록들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 많이 피곤하거나 건강이 나빠지게 되면 본인 스스로도 설태가 많이 끼거나 혀의 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접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렇다면 혀를 보고 한의학적으로는 어떤 것을 알 수 있을까요?

정상적인 혀는 설질이 담홍색에 윤택하고 매끄러우며 얇고 하얀 설태가 고르게 있습니다. 그런데 혀의 색이 정상에 비해 붉은 경우는 몸에 열이 많아졌음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푸른 빛이 돌 경우 몸이 냉해졌고 어혈이 많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혀색이 창백하거나 분홍빛을 띠고 설태도 없을 때는 기혈이 모두 허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혀가 검은 색이나 어두운 색을 보이면 병이 이미 위중한 상태이거나 만성병으로 악화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몸이 많이 피곤하거나 잘 붓는 분들은 혀도 부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혀 테두리에 이빨자국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설태의 색깔은 질병의 예후나 변화를 알 수 있어서 진단방법으로도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설태는 크게 백색, 황색, 회색, 흑색 등으로 나누게 됩니다. 백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설태이며 황태는 열증이 심한 경우, 회색과 검은색의 설태는 기본적으로 열이 높거나 위중한 질환의 경우 나타난다고 했으며 회색의 경우보다 검은색의 경우가 병이 중한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칫솔질 하면서 설태를 닦는 분들이 많아져서 설태를 통한 진단이 조금 애매해진 점은 있습니다.

 

정밀한 의료기기가 없던 오래 전, 보다 정확한 진료를 위한 진단방법으로 사용되어온 설진은, 지금도 환자의 건강상태나 병의 예후판단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스스로 혀의 상태를 살펴서 건강의 정도를 점검해보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