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 한방진료-
진행 : 이문원 한의학 박사
가끔은 환자분이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증상에 대해선 아무런 말씀없이 "내가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니 진맥 좀 해주세요"라고 하시며 조용히 손을 내미십니다. 한방에선 진료할 때 진맥을 하는데 제가 맥만 짚어도 아픈 데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또 어떤 분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저는 어떤 체질이죠?"라고 물어보시곤 합니다. 사극이나 영화에서 이렇게 진맥만 하거나 또는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질환과 치료법을 척척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다 보니 저에게도 이런 요구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방에선 이렇게 진맥만으로 환자의 아픈 데를 찾는 게 아니며 또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어떤 체질이고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를 정확하게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진맥이나 얼굴의 형태를 살피는 행위는 진료에 있어서 한가지 방법일 뿐 절대적인 진단법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가 어디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다양한 검사를 받거나 자세히 진료를 받는 것처럼 한방진료도 이와 마찬가집니다. 한방에서도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자세히 묻고 들으며, 환자의 숨소리나 아픈 부위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또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얼굴이나 외모는 어떤지, 아픈 부위의 형태나 색깔은 어떤지를 잘 보고 그리고 나서 맥을 짚거나 손으로 아픈 부위를 만져서 최종적으로 진단을 하는 것이죠. 이렇게 해야만 정확한 진료와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진맥이란 맥의 형태와 강도 느낌을 통해서 어떤 유형 또는 어느 장부의 질환이겠다 라고 예상되는 질병의 범위를 압축하는 진단법입니다. 체질을 감별하는 것도 굉장히 세밀한 진료과정을 통해서 확진할 수 있는 것이지 잠시 얼굴이나 외모를 보는 것만으로, 또는 진맥을 하는 것만으로 체질을 감별할 수는 없습니다. 체질론을 만들어낸 이제마 선생도 환자의 평상시 성격과 아픈 증상, 그 동안 해왔던 치료법들에 대한 반응을 다 듣고 이해한 다음에야 그 환자가 어떤 체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모호할 때는 그 집에서 며칠을 기거하면서 치료를 해보고 나서야 체질을 알 수 있었다고 하구요.. 그만큼 체질감별이라는 게 단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중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죠..
이렇듯 한방진료도 세밀하고 체계적이며 과학적인데 아직도 어떤 신비주의나 단순한 경험주의로 한의학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앞으로 한방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때는 자신의 증상과 기존병력, 평상시 건강상태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해주실수록 정확한 진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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