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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8/16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 한약 달이는 방법-

 

 

8/16 TBS 교통방송 한방백과 - 한약 달이는 방법-

진행 : 이문원 한의학 박사

 

TV에서 방영되는 사극을 보다 보면 한약을 처방 받아 집에서 달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한약을 종이에 담아주면 새끼줄로 묶어서 들고 와서는 그걸 약 달이는 옹기에 넣고 오랫동안 달이곤 했는데요.. 여러분들도 한 두 번은 보셨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큰 약탕기가 없었고 약을 먹는다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 보니 하루 복용할 분량만큼만 옹기에 넣고 달였었습니다. 옹기 옆에 앉아서 불이 너무 세지는 않는지 약이 끓어 넘치지는 않는지 지켜보면서 약을 달이다 보니 약을 달이는 정성으로도 병이 낫는다고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올림픽 전후로 한국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한의원에서 한약을 자주 지어먹게 되고 또 한약의 복용량도 한꺼번에 한 재나 두 재, 즉 보름이나 한달 정도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옛날과 같은 방법으로 약을 달인다는 게 무척이나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80년대 후반부터는 한의원에서 직접 약을 달여서 병 같은 데에 넣어주기도 했고, 90년대 들어서는 한번 복용할 포장해놓은 파우치 형태가 보편화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의원의 탕전실에서는 한약을 어떻게 달일까요?

앞서 말씀 드린대로 요즘은 한달 분 정도의 약을 한꺼번에 달일 수 있는 대형 약탕기가 보편화되었고, 약탕기 제조기술도 많이 발전해서 약의 효과를 잘 볼 수 있는 적정온도나 적정시간에 맞춰서 약을 달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방 중에는 약한 불에서 오래 달여야 하는 처방이 있고 센 불로 잠깐만 달여야 하는 처방들이 있는데 이걸 쉽게 조절할 수 있게 되어서 약효를 더 잘 볼 수 있게 된거죠..

 

이렇게 약이 달여지고 나면 약을 한번 먹을 분량씩 파우치에 주입하여 밀봉합니다. 한번 먹을 분량도 처방과 환자의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또한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한 첩 한 첩 약을 달이는 정성은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더 위생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약을 달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약효를 극대화하고 더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기술들이 계속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약을 발효시키거나 농축액 형태로 만드는 등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조만간 한약도 더 간편하게 먹고 약효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날이 올 꺼라고 생각됩니다. .